창원이혼전문변호사 [점선면]“주민의견 없었다”며 이달 완공…광화문광장에 365일 ‘집총경례’ 조형물 논란
작성일 26-04-15 04:11본문
오세훈 시장이 광화문광장에 조형물을 설치하겠다고 처음 밝힌 건 2024년 6월25일이었습니다. 당시 오 시장은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지나치게 국가주의적이고 디자인 면에서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에 한 달 만에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국가상징공간’을 만들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에 2024년 9월부터 받은 설계공모를 토대로 2025년 2월 감사의 정원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공간에 6·25 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를 뜻하는 받들어총 모양의 석재 조형물 23개를 세우기로 했습니다. 공간 조성에는 총 730억원의 예산이 책정됐습니다.
서울시는 ‘자유와 인류 평화의 상징’을 형상화해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11월 보도자료에서는 “6·25 전쟁 당시 희생한 국군과 유엔 참전용사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나타내는 집총경례(일명 받들어총)를 모티브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당초 2027년 완공 예정이던 ‘감사의 정원’은 6·3 지방선거 직전인 이달로 완공 시점이 당겨졌습니다. 이에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한글학회 등 문화단체 70여곳은 “오로지 오세훈 시장 개인의 상징을 만들고자 하는 정치적 야욕의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쟁자인 윤희숙 전 의원조차 지난달 16일 “서울시장이 이렇게 자의적으로 바꿔서야 되겠나”라며 백지화를 공약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보수층에 소구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공공공간인 광장에 군사적 의미를 일방적으로 덧씌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시민운동의 결과 민주주의의 성지가 된 광화문광장의 역사성이 비민주적 조치로 훼손될 수 있다는 겁니다. 광화문광장은 1960년 4·19혁명 당시 학생 데모의 집결지이자 경찰 발포로 많은 이들이 희생된 장소입니다. 2016~2017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시위가 열렸습니다.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이 생략되는 등 절차상 미흡한 점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광화문광장처럼 국토계획법상 용도가 지정된 공간(도시계획시설)에 조형물을 설치할 때는 실시계획을 변경하고 고시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등이 이뤄져야 하고요. 그런데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뒤늦게 보완에 나섰는데 이마저도 졸속으로 진행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경향신문이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2026년 제4차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회의’를 개최했으나 피난 대피로만 묻고 다른 토론이나 토의 없이 원안대로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게다가 담당 공무원은 도시계획시설 변경에 앞서 하게 돼 있는 주민 열람 공고와 관련해 “주민의견은 없었다”고 보고했는데요. 짧은 공고 기간 동안 의견 제출은 서류로만 받는 등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해 사업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법의 취지가 무색하게 행정 편의적인 처리만 이뤄진 셈입니다.
실제 시민들의 의견은 어떨까요? 서울시는 조형물이 선정되기 전인 2024년 8월30일~9월2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조사에서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49.5%, ‘동의하지 않는다’가 42.6%였습니다.
반면 시민단체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서울시민 10명 중 6명(60.9%)이 감사의 정원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글문화연대가 지난해 11월7일부터 11일까지 20~74세 서울시민 50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인데요. 응답자의 82.3%는 감사의 정원 사업에 대해 “오늘 처음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추가 여론조사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나오자 “이미 착공했는데 왜 이제 와서 여론조사를 하겠나”라고 일축했습니다.
오는 4월 말이면 광화문광장에 365일 감사를 표하는 집총경례 조형물이 들어섭니다. 시민들은 조형물을 보며 이 광장의 의미를 생각하게 될 텐데요. 4·19 혁명이 있던 해 11월 소설 <광장>을 발표하며 최인훈은 한국의 광장에 대해 “밀실만 푸짐하고 광장은 사멸했다”고 규정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그가 읽어낸 ‘광장을 개인의 밀실로 만들려는 욕망’이 시대를 뛰어넘은 통찰이었는지 되새길 만합니다.
서울시 여론조사(한길리서치)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3.1%, 시민단체 여론조사(티앤오코리아)는 95% 신뢰수준에 표본 오차는 ±4.37%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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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놓았다. 벌써 7년 전이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7년이 흘러갈 줄은 몰랐다. 이제 임신중지 자체는 딱히 불법이 아니지만, 합법적 서비스를 받을 방법은 마땅치 않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필수의료를 외치지만, 정작 세계보건기구(WHO)가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임신중지 약물은 여전히 한국에서 구할 수 없고, 임신중지에 대한 진료표준이나 건강보험 수가도 마련돼 있지 않다. 절박한 여성들은 여전히 의학적,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음성적인 임신중지 서비스에 몸을 맡겨야 하는 것도, 시기를 놓쳐 태아 살해나 유기로 처벌을 받는 것도 여성들이다. 코모도왕도마뱀처럼 여성이 단성생식으로 임신에 이르렀다면 모를까,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컨트롤+F]안전한 임신중지 제도 공백 7년…“정부가 책임져라”
[플랫]낙태죄 사라진 뒤 6년 반…그동안 벌어진 일들
임신중지를 합법화하고 정식 의료서비스로 제공하면 임신중지가 늘어날 것이라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미안하지만 임신중지는 금지한다고 줄어드는 게 아니라, ‘위험한’ 임신중지만 늘어날 뿐이다. 세계적으로 임신중지가 합법이고 피임과 임신중지 같은 양질의 보건의료서비스가 잘 갖춰진 곳일수록 의도하지 않은 임신이 적고 임신중지율도 낮게 나타난다.
“그까짓 거 낙태하면 되니까, 막살아야지” 하면서 임신중지를 ‘남용’하는 여성은 임신중지 반대론자들의 망상 속에만 존재한다. 어쩌면 스스로의 ‘타락’이 두려운 이들의 나약한 자아가 과장된 반대 외침을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임신중지가 불법 혹은 비합법의 영역에 머무를 때, 여성의 건강이 직접적으로 위협받는다는 점이다. 루마니아는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임신중지가 합법이었던 1960년대, 관련 모성사망비는 출생아 10만명당 20명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악명 높은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인구를 늘릴 목적으로 임신중지를 전면 금지하면서 사망비는 점차 높아져 1989년 159명이 되었다. 독재자의 몰락과 함께 임신중지가 다시 합법화되자 단 1년 만에 사망비는 83명으로 낮아졌고 지금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임신중지 약물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 함부로 도입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전 세계인과 다른, 한국인만의 특별한 약물반응 유전자라도 있는 것일까? 임신중지 약물은 이미 세계 100여개국에서 사용이 허가됐고 WHO가 필수의약품 목록에 올렸으며, 2019년부터는 ‘핵심’ 필수의약품으로 지위를 격상했다. 이미 고소득 국가에서는 임신중지의 절반 이상이 내과적 방법으로 이루어지며, 북유럽 국가에서는 그 비중이 90%에 달한다.
[플랫]“법 개정 없이 임신중지약 도입 가능” 의견 받고도 숨겨온 식약처
2019년 헌재 판결 이후 국회에서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여러 번 발의되었지만 본회의까지 간 적이 없다. 내란 세력이 집권하든 민주주의 세력이 집권하든 변함이 없다. 예전에는 국회의 이런 소극적 자세가 우익 종교 세력의 압력 때문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 어렵다는 의사 증원도, 검찰개혁도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모자보건법 개정하는 일이 그토록 어려운 과제일 리는 없기 때문이다. 외부 압력이 아니라 어쩌면 스스로의 종교적 신념 자체가 문제일지 모른다는 합당한 의심에 이르렀다.
개신교와 천주교의 자체 집계에 의하면 22대 국회의원 중 개신교, 천주교 신자 비중은 각각 29%와 27%에 달한다. 일반 시민들의 비중 20%, 11%보다 훨씬 높다. 개신교는 차별금지법과 임신중지 관련 법안을 ‘악법’으로 콕 찍으며 국회의원들이 그 방파제가 되어달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해왔고,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던 가톨릭마저도 임신중지에 대해서는 강경하다. 성경에 임신중지를 금지하는 구체적 언급이 없고, 임신중지 반대가 기독교의 2000년 전통이 아닌데도 말이다.
인류가 직면한 수많은 난제들 중 임신중지 문제가 첨예한 ‘정치적’ 쟁점이 된 것은 1970년대 미국의 복음주의자들,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열성적 노력 덕분이다. 이 시기에 한국은 출산 억제를 위해 국가가 사실상 임신중지를 장려했고, 기독교는 지금과 같은 열성을 보이지 않았다. 뒤늦게 수입된 정치적 떡밥을 마치 신탁이라도 되는 양 따르고 있을 뿐이다.
헌법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니 국회의원이 하나님을 믿든 하느님을 믿든, 아니면 단군왕검이나 관운장을 섬긴다 한들, 나로서는 알 바 아니다. 하지만 개인의 종교적 신념보다는, 시민의 건강권 보장이라는 입법기구로서의 공적 책임을 우선시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그렇게 어려운 일 아니니 얼른 이 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경제·안보 위기 같은 진짜 어려운 문제들에 매진하라고 국회에 말하고 싶다.
▼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예방의학 전문의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지난 9일 발생한 잠수함 화재로 숨진 노동자의 발인식이 열렸다. 노조는 작업 당시 ‘2인1조’ 규정 등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울산대병원 장례식장에서 14일 HD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소속 이모씨(67)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유가족과 일가 친척 등 3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배웅했다.
이씨는 지난 9일 오후 1시58분쯤 창정비를 위해 울산조선소에 입고된 해군 214급 잠수함인 ‘홍범도함’ 내부를 청소하던 중 함내에서 발생한 화재로 변을 당했다. 화재 당시 함내에 47명이 작업 중이었는데, 잠수함 지하 공간에서 일하던 이씨만 탈출하지 못했다.
화재는 약 2시간 만에 진화됐고 실종된 이씨는 오후 4시38분쯤 잠수함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해치) 인근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하 배터리실에서 스파크가 잇따라 일어나 구조는 난항을 겪었고, 이씨는 이튿날 밤 사고 발생 약 33시간 만에 시신으로 수습됐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명백한 인재’라며 책임 규명과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잠수함이라는 특수선박의 구조적 위험을 방치한 게 사고 원인”이라며 “2인1조 작업과 외부 감시원 배치라는 규정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사고 역시 고위험 작업이 다단계 구조를 통해 가장 취약한 하청노동자에게 전가된 사례”라고 했다.
울산경찰청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소방당국·고용노동부·울산지검 등과 사고 현장 합동감식을 벌였다. 감식은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되는 배터리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사고 당시 현장 작업자에게 작업 내용과 안전 조치 등을 묻는 한편 관련 서류도 분석하고 있다.
노동부는 화재 예방 과정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이 화재로 훼손됐을 것으로 추정돼 원인을 규명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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