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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강간변호사 “인턴조차 3년차 경력자” “뽑지를 않아요”···AI발 혁신에 설자리 잃는 신입

작성일 26-03-02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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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강간변호사 [주간경향] 대학에서 물리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A씨(27)는 IT(정보통신) 개발자로서 2021년 처음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일반 기업에서 인턴, 스타트업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지금은 인공지능(AI) 개발자로 한 플랫폼 기업에서 단기 인턴으로 일하며 상반기 재취업을 준비한다. A씨가 느끼기에 최근의 취업 시장은 과거보다 더 얼어붙었다.
“일자리는 줄고 지원자는 많아졌어요. 처음 취업 준비하던 2021년엔 스타트업에서 경력을 쌓고 대기업으로 가는 루트가 당연했습니다. 지금은 그 당시 입사가 수월하다고 여겼던 스타트업도 들어가기 어려워졌어요. 취업 문턱 자체가 너무 달라진 거죠.”(A씨)
올해 8월 대학 졸업 예정인 B씨(25·경영학 전공)는 지난해부터 취업을 시도했다. 홍보·마케팅·기획 업무를 희망하며 여러 기업에 문을 두드렸다. B씨는 “취업 시장이 매우 좋지 않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며 “채용 공고에 지원하고 탈락이 반복되다 보니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자책감이 들고,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했다.
최근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 빙하기’를 맞고 있다. 청년 취업난이 하루 이틀 문제는 아니지만, 최근 취업 시장 상황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고용 한파가 극심했던 2021년 이후 가장 좋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월 11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기준 15~64세 전체 고용률(경제활동인구 및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9.2%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했으나, 15~29세 청년층 고용률(43.6%)은 같은 기간 1.2%포인트 감소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21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15~29세 실업률(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율)은 지난해 1월 6.0%에서 6.8%로 0.8%포인트 상승했다. 1월 기준으로는 코로나19 영향이 미친 2021년 이후 최고치다. 구직 활동 등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15~29세 기준 46만9000명으로 지난해 1월 대비 3만5000명(8.1%) 늘었다. 역시 1월 기준 2021년(49만5000명) 이후 최대치다. 청년 구직자들이 체감한 취업 시장은 어떤지 10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업 준비생들은 최근 기업들이 ‘신입’을 뽑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1년간 유통 및 광고 업계 취업을 준비 중인 C씨(25)는 “대기업은 보통 1년에 상·하반기 두 번씩 신입 채용을 했는데 한 번으로 줄어든 데가 많아서, 지원서를 낼 풀이 작아졌다”고 말했다. 경영학 학사, 재료공학 석사 학위를 따고 물류 업계 취업을 준비 중인 D씨(29)는 “요즘 기업들은 신입을 뽑아 가르치기보다 즉시 성과를 보일 수 있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듯하다”며 “공채는 거의 없고 수시 채용 추세로 완전히 자리 잡은 것 같다. 언제 구인 공고가 뜰지 몰라 계속 각종 공고 사이트를 들어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출판 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E씨(26)도 “구인 플랫폼에 응시 자격을 아예 경력 2년차, 3년차로 제한하는 공고가 대부분”이라며 “체감상 경력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입을 뽑아도 일 경험이 있어야 유리하다. 기업들이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신입사원을 뽑으면서도, 업무 능력은 경력 사원에 준하길 바란다고 구직자들은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잘 드러내는 용어가 ‘중고 신입’이다. 소비재 대기업 위주로 2년째 취업을 준비 중인 F씨(25)는 최근 한 기업에서 채용연계형 인턴을 하고 있다. 인턴만 세 번째다. 그는 “같은 전형으로 인턴 중인 분들이 다 ‘3년차’ 이렇게 경력직 중고 신입이었다”며 “저만 인턴 경험 후 들어왔는데 ‘여기서 신입으로 입사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인턴도 인턴 경험이 있어야 붙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업 시장에 막 뛰어든 이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 위한 인턴이나 계약직 경력을 쌓는 일이 취업 준비 경로로 자리 잡았다. 미술관 큐레이터나 문화기획 업무를 하는 사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G씨(27)는 “신입사원 모집 공고가 매우 적고 경력이나 인맥으로 입사하는 경우가 많은 분야라서 신입 구직자들 경쟁이 치열하다”며 “계약직으로 경력을 쌓는 분야라 5개월, 11개월 단위로 계약하는 일도 비일비재한데, 적은 돈을 받고 자리를 자주 옮겨야 해서 불안정하다”고 했다.
1년 구직 활동을 하다 금융권 기업에 입사한 지 3개월차인 H씨(27)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뽑는 인원은 적은데 많은 지원자가 몰린다”며 “단순 체험형 인턴이나, 연장 불가 계약직 공고에도 지원자가 많다”고 했다. 인턴을 세 번 했다는 C씨는 “처음부터 조건 좋은 대기업 가야겠다는 욕심보다 어디든 빨리 내 경력을 쌓아서 이직하는 게 좋은 전략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청년 취업난이 심해진 것은 경제 상황과 AI 기술 발전에 따라 기업의 채용 양태가 바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0%로, 역대 다섯 번째로 낮았다”며 “경제 상황이 안 좋았다는 게 (청년 실업자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인데, 좋은 일자리라고 할 만한 기업들이 채용을 꺼리게 되고, AI 기술 도입 등으로 기업들이 경력 있는 사람 위주로 많이 뽑는다. 청년층에 대한 고용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2년 생성형 AI 챗GPT의 대중화는 취업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낸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연공편향 기술변화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보면, 지난 3년간(2022년 7월~2025년 7월) 청년층 일자리가 21만1000개 줄었는데, 이중 20만8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출판업·전문 서비스업·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금융업 등)이다. 반면 50대 일자리는 20만9000개 늘었고, 그중 14만6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이다. 보고서는 “AI 확산 초기에 주니어 고용이 줄어드는 반면 시니어 고용은 늘어나는 연공편향 기술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년 구직자들도 AI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통계학을 전공해 데이터 분석이나 AI 기획 업무를 하고 싶다는 I씨(25)는 “AI 기획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생기긴 했지만 채용 인원수는 매우 적고, 오히려 AI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 분석 직군의 채용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했다. AI 개발자인 A씨는 “개발자들이 느끼기에 몇 개월 전만 해도 ‘AI보다 개발자가 고친 게 빠르고 신뢰가 간다’는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AI가 나보다 뛰어나다’, ‘의사결정 말고는 코드 짜는 능력이나 업무 실행 능력은 따라잡았다’고 말한다”며 “AI 기술이 나를 앞서고 있다는 불안은 구직자들한테 더 클 뿐인지, 업계 사람들 모두 공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무직 공무원을 준비 중인 J씨(27·사회복지 전공)는 세무·회계 자격증을 기반 삼아 일반 기업에 취업하는 걸 목표로 했지만, 한 기업 면접에서 인신공격을 당하는 등의 부정적 경험을 한 후 공무원 시험을 보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J씨는 “개인적 경험뿐만 아니라 AI 기술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세무·회계직의 전망은 점점 어두워질 것이란 정보를 자주 접하면서 공무원을 지망하게 됐다”며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에서 노인을 상대하는 대민 업무는 수요가 늘 것이고, AI가 대체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I 기술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채용 과정에서 ‘AI 면접’이 도입되면서 뚫어야 할 ‘새로운 관문’이 됐다. D씨는 “기업들이 객관성·효율성을 이유로 AI 면접을 보는데 구직자들은 ‘어떻게 답변해야 합격하는 성향이 나오는지’를 새롭게 공부해야 한다”며 “사람 고유의 성향이나 인성을 AI 평가 기준에 맞춰 정답을 외우고 연기해야 하는데, 변별력은 있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평가 방식에 스스로 증명해 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청년 일자리 문제가 외환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때처럼 더 악화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중·단기적인 정부 대책은 필요한 상황이다. 청년 구직자들은 기업과 정부에서 채용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정부 차원에서 국민취업지원제도나 인턴십 제도의 채용 규모를 늘려 청년들이 실무를 한 번이라도 더 경험해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B씨), “기업들이 인력을 많이 뽑을 수 있도록 지원해서, 기존 구직자들이 좀 빠져야 경쟁이 덜해질 것 같다”(C씨) 등의 대답이 그 예이다. 정부는 청년층 고용 문제를 인식하고 올해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 목표를 2020년 이후 최대치인 2만8000명으로 잡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술 변화와 함께 심화하고 있는 청년 일자리 문제의 대책 중 하나로 “창업 시대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청년 구직자들은 “창업하느라 시간을 들였다가 실패했을 때 공백기가 생기는데 그러면 취업이 곤란해지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F씨), “이미 자영업이 넘치는 나라인데, 도전해도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C씨)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돈을 벌려면 결국 사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업 초기 자금, 아이템만 있다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H씨)는 의견도 나왔다. E씨도 “대기업에서 벗어나 개인 창조적인 결과를 내고, 그런 것들을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창업 중심 사회로의 전환에 동의한다”고 했다. 동의하면서도 고민은 남는다. E씨의 말이다. “개개인을 아무런 사회 보호막 없이 더 치열한 경쟁으로 내모는 과도기가 있을 것이고 거기에 가장 영향받는 사람들이 우리 세대라는 걸 알기에 두렵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산업·교육 분야 등에서의 사회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가가 오르면서 경제가 좋아지고 있고 고용도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가 있지만, AI나 방산 등 특정 분야에 치중돼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에 따른 경제 변화의 득이 일부 기업들에 집중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의 실물 경기는 달라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의 고용시장 구조를 보면 대기업이 15%가 채 안 되고, 거의 85%는 중소기업들에서 고용이 이뤄지는데 격차는 더 커지는 것”이라며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많지 않은 ‘미스매칭’ 상황도 청년 실업의 구조적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서용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효율성·생산성을 따지는 기업 입장에서 인력을 내보내거나 신규 채용의 문을 닫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 됐다. 기술 변화에 따른 고용시장 변화가 급속하게 일어나 대응 속도가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겠지만 그 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업률은 높아질 것이고, 고소득층 직업군과 그렇지 않은 직업군 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며 “극소수 기업과 개인들이 부를 독점할 가능성이 커 (플랫폼 기업 등에 대한) 과세를 통해 이른바 ‘전환 비용’을 마련해 직무 전환 교육에 투입하거나, 실업수당을 비롯한 사회안전망을 재설계하는 등의 ‘사회 계약’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 기사는 김은송·박민규·안효빈·임주영·하주언 수습기자와 함께 취재했습니다.
외환당국이 외국환은행의 수출기업에 대한 국내 운전자금용 외화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달러 수급 불균형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 외화대출 용도 제한 규제를 추가로 완화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27일 “이번 규제 추가 완화는 외환시장 안정화 및 수급 개선 노력의 일환”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거주자에 대한 외화대출은 원칙적으로 해외 실수요 용도로만 제한된다. 하지만 한은은 외환 수급 개선을 위해 수출기업에 대한 국내 시설자금용 외화대출을 지난달 28일 허용한 데 이어 국내 운전자금용 외화대출도 이날부터 허용한 것이다. 운전자금용 대출은 통상 시설자금 이외 목적의 대출을 뜻한다.
수출기업은 최근 1년간 수출실적 또는 해당연도에 발생할 수출실적을 한도로 대출이 가능하다.
한은은 “기업이 외화대출로 조달한 외화자금을 국내에 사용하기 위해 매도하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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