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의정부법무법인 [시선]사랑이 마음

작성일 26-04-22 07:55

본문

의정부법무법인 여름방학 동물병원 실습 중에 듀컵 코카투 앵무새를 만났다. 첫눈에 그 새에게 반했고, 실습 동안 우리는 빠르게 가까워졌다. 앵무새는 한없는 사랑을 퍼부었다. 거침없이 어깨에 올라오고, 다정하게 나를 불렀다. 부르면 멀리서 달려와 내 품에 안겼다. 처음 받아보는 앵무새의 사랑에 얼떨떨했고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즐거웠다. 꽤 오랜 고민 후 그 새를 입양해 집으로 데려왔고 ‘사랑이’라고 불렀다.
문제는 가족 M과 사랑이였다. 사랑이는 M에게 데면데면했다. “네가 뭔데 여기 있어?”라는 느낌이었다. M이 손을 뻗으면 깊은 상처가 날 정도로 물었다. 날개 골절 상태에서 구조돼 수술 후 오랜 치료 과정에서 의료진도 많이 물렸다고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녀석은 좁은 새장에 오래 갇혀 있었다. 사랑이의 과거 이야기를 들은 M은 마음 아파했다.
곧 시련이 찾아왔다. 졸업 후 나는 임상 수련을 위해 타 지역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사랑이를 데려갈 수 없었다. M과 사랑이는 둘만의 동거를 해야 했다. 하지만 사랑이는 M에게 차가웠다. 간식을 주어도 보란 듯이 바닥으로 던져버렸다. M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사랑이 방 문을 열 때는 항상 다정한 높은 음으로 인사했고, 음악에 맞추어 춤도 췄다. 사랑이는 버스커버스커의 ‘그댈 마주하는 건 힘들어’라는 노래를 제일 좋아했는데 흥이 차오르면 몸을 들썩였고, 전에는 셋이 함께 춤을 추곤 했다.
하지만 이제 사랑이는 음악에도 깃을 부풀린 채 M을 쏘아볼 뿐이었다. M과 통화하며 사랑이의 안부를 묻는 것은 중요한 일과였다. 계속되는 노력에도 사랑이는 요지부동이었고 M은 매일 더 절망했다. 멀리 떨어져서 그들이 지쳐가는 것을 방관한다는 죄책감도 커졌다. 당시 직장 생활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내게 필요한 일상이 무엇인지 답을 찾아야 했다. 무엇보다 나의 앵무새 사랑이가 그리웠다.
구원은 갑자기 찾아왔다. M에게 전화가 왔다. 격앙된 목소리였고 통화 내용은 놀라웠다. 사랑이 방을 청소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랑이가 M의 어깨 위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M과 사랑이가 만난 지 1년 반 만이었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M은 절망 중에도 꾸준히 노력했고 사랑이는 M을 받아들였다. 왜 그 순간에 마음을 바꿔 먹었는지는 앵무새 사랑이만 알 것이다. 그 소식에 마음이 벅차올랐고 그들이 못 견디게 보고 싶었다. 서둘러 직장을 정리하고 M과 사랑이가 있는 곳으로 이사했다. 그곳에서 새로운 직장을 구했다.
이후에도 사랑이는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부리로 다듬어주는 등 나에게는 퍽 다정하다. M에게는 다르게 대한다. 간식을 먹고 싶을 때, 산책을 할 때는 내가 아닌 M의 어깨로 올라간다. 어느 날 산책 중 사랑이가 짧고 둔탁한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좌우로 움직였다. 야생에서 위험을 발견했을 때 앵무새들이 같은 무리에게 조심하라고 내는 경고음이었다. 고개를 드니 맹금류인 말똥가리로 추정되는 새가 하늘 높이 정찰 비행을 하고 있었다. 사랑이가 나와 M에게 위험을 알려준 것이다. 아! 가슴 한편이 뻐근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나와 M은 사랑이의 어엿한 무리, 그가 인정하는 가족이 된 것이었다. 앵무새의 마음에 들기란 이렇게나 어렵지만, 한번 그의 마음에 들면 인간은 이토록 행복해진다.
서울 2호선 신촌역 7번출구에서 약 3분 거리. 밝고 세련된 외관의 높은 건물, ‘에피소드 369’와 ‘맹그로브 신촌’이 나란히 서서 눈길을 끈다.
둘 다 대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이다. 각각 종합 부동산개발업체 SK디앤디와, 공유주거 개발·운영업체 엠지알브이가 운영한다.
두 회사는 2010년대 후반부터 1인 가구를 겨냥한 주택 임대사업에 뛰어들었다. ‘원룸’ 위주의 다세대 주택과 오피스텔이 주류인 시장에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냈다.
이곳엔 함께 모이는 ‘공용 공간’이 있고, 와인 클래스처럼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행사가 주기적으로 열렸다. 사람간 교류를 중시한 것이다.
기업형 임대주택 운영진이나 전문가들은 입주민이 아닌 ‘이웃’을 만들어주고, ‘건물’이 아닌 ‘동네’가 형성되어야 사람들이 떠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문을 열면 언제든 다른 사람과 마주칠 수 있는 동선과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지난 16일 찾은 맹그로브 신촌을 소개해준 공지영 엠지알브이 매니저의 말이다.
맹그로브 신촌을 꼭대기층에서 시작해 전체 공간을 둘러보니, 층마다 널찍한 공용공간이 배치됐다. 조용히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과 시끌벅적하게 모임을 여는 공간이 두루 섞여 층마다 분위기가 다채로웠다.
16층짜리 건물엔 총 165개의 방이 있다. 엠지알브이에 따르면 연 평균 객실 점유율은 95% 이상으로 사실상 만실이다.
월세가 3인실은 70만원부터, 1인실은 100만원부터 시작된다. 보증금은 500만원으로 고정돼 있고, 관리비는 10만원대 초반이다. 신촌역 앞 신축 오피스텔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 매니저는 “개인 공간은 좁지만 넓은 공용 공간을 내 집 ‘거실’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인 2030 1인 가구에 가장 부족한 게 ‘사회적 교류’라는 점을 설계에 많이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특히 현 거주자 뿐만 아니라 전 거주자, 거주자의 친구까지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 제철 과일 먹기부터 아이스하키 체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5000원~1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입주민이 취미나 전공을 살려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처럼 ‘따로 또 같이’ 사는 공유 주거 형태의 임대주택은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많다.
맹그로브 신촌의 거주자 중 외국인 비율은 2024년 약 25%에서 지난해는 37%까지 높아졌다. 서울 거주를 계획하는 외국인이 한국 들어오기 전 ‘고시원’을 검색했다가 열악한 환경에 한번 놀라고, 국내에 들어와선 공인중개사무소를 돌다 지쳐 이곳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몇 개월 단위의 단기 거주가 가능하고, 중개사를 낄 필요 없이 온라인 비대면으로 계약이 진행되는 것도 큰 장점이다.
처음에 ‘월세 100만원’ 기업형 임대주택이 대학가에 들어선다고 했을 때만 해도 ‘그 돈을 주고 사람들이 들어올까’ 하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기업형 임대주택은 기존 빌라와 오피스텔 등에서 이용자가 느끼던 불편을 촘촘하게 해결하면서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전국에 6개 맹그로브 지점을 운영하는 엠지알브이는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11개의 프로젝트를 추가로 벌이고 있다. 서울에서의 기업형 임대사업 전망을 높이 평가한 캐나다연기금이 투자를 결정하면서 사업 확대에 속도가 붙었다. 캐나다연기금과 엠지알브이는 지난해 조인트벤처를 체결하고 5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같은 날 둘러본 에피소드 신촌 캠퍼스도 주방과 라운지 등 공용 공간마다 활기가 넘쳤다. SK디앤디 관계자는 “가전·가구는 구독이 가능하고, 다인실 내부 공용 공간은 주기적으로 청소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SK디앤디는 에피소드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기업형 임대주택을 개발해왔다. 현재 신촌, 성수, 강남 등 서울 핵심 지역에 8개 지점을 운영한다. 지난해는 국내 최초의 코리빙·코워크 업체인 로컬스티치를 인수·합병하면서 덩치를 확 키웠다. 현재 7000가구 수준인 임대주택 물량을 2029년까지 5만 가구로 늘리는 게 목표다.
에피소드는 지역별로 특성도 다양하다. 서초지점은 반려동물을 위한 운동장과 유치원을 갖췄다. 강남지점은 개인 사업자와 프리랜서가 주거지 겸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
공동 주거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이나 민원은 어떻게 해결할까.
“사업 기획 단계부터 도시 주거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가 ‘소통 부재’에서 나온다고 분석했어요. 이웃이 누군지 알고 오가며 눈인사라도 주고받으면 스트레스가 훨씬 덜하죠. 쿠킹 클래스와 와인파티 같은 것을 계속 열어 입주민들끼리 교류하게 하는 게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민원이 많지 않거든요.” SK디앤디 관계자가 말했다.
기업형 민간 임대사업은 앞으로 1인 가구를 넘어 시니어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SK디앤디는 지난해 글로벌 사모펀드 운영사 위버그핀커스, 디앤디인베스트먼트 등과 시니어 주거 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 최대 1조원을 투자하는 게 목표다. 내년 초 착공하는 서울 강남 방배동에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이 첫 프로젝트다.
기업 입장에서 이같은 임대 사업은 분양과 달리 지속적 수입을 담보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임대료 증액이 연 5%로 제한돼 있고, 정부 정책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현 정부에서 등록 임대사업자 혜택을 전반적으로 손질한다고 예고하면서 업계가 긴장한 상태다.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주거 임대사업의 기업화와 커뮤니티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본다. 수요자 눈높이는 점점 높아지고, 나이를 불문하고 ‘외로움’ 또는 ‘돌봄’이 도시 생활의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 주택 협동조합 ‘소행주’ 등 비영리 사회주택 사업에 지속해서 참여해온 류현수 자담건설 대표는 “앞으로의 주거 공간은 개인화와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민간에서는 필연적으로 이런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고, 공공임대주택도 입주민들이 일종의 공동체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고명씨(44)는 번역에 첫 발을 디딘 2008년의 기계번역을 “그때만 해도 정말 유치원생 수준도 안됐다”고 기억했다. 그가 번역한 책 가 출간된 2023년 5월에도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가 위협을 체감한 건 인공지능(AI)이 급속히 발전한 그 이후부터다.
“바둑에 도입된 AI를 보면서 AI가 사람을 능가해버렸을 때 느끼는 허탈함 같은 게 왔어요. 업계는 전반적으로 AI의 위협을 애써 무시하는 느낌도 들었고요.” 그가 자조하듯 웃으며 말했다. “노동소득만으로 버티기 힘들 테니 요즘 주식 투자에도 적극적이 됐어요.”
2023년 유튜브에선 ‘우리나라 최고 역사서는 아직 30%밖에 번역되지 않았다’는 쇼츠가 화제를 모았다. 조선시대 행정사무를 기록한 <승정원일기>가 방대한 분량 탓에 지금도 번역 중이라는 내용의 영상이다. 댓글이 4500개가량 달렸고, 조회수는 570만회를 넘겼다.
영상을 만든 한문번역가 류호혁씨(33)는 “많은 분들이 AI로 (번역)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댓글을 달았어요”라고 말했다.
“번역은 기계적 작업이 아니고 당대 저자의 고민과 사회상을 현대 독자에게 전달하는 작업이에요. AI는 과거의 역사적 맥락까지 고민하지 못하죠. 기술에 대한 논의만 있고,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고민은 없는 상황에서 AI의 의미는 과장되고 번역의 의미는 평가절하되고 있어요.”
AI의 확산 이후 “번역은 끝났다”는 말도 쉽게 나온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는 AI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직업 1위로 번역사·통역사를 꼽았다. 사법 분야와 기업 통번역일을 하는 프리랜서 현지희씨(33)는 “사법 분야는 그대로인데 기업 일은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각기 다른 영역에서 다양한 언어를 다루는 번역가와 통번역 대학원생 21명의 생각을 들었다. 이들은 ‘번역가가 사라진다’는 주장엔 “최종 검수는 결국 사람의 몫” “사람만이 고민해 풀어낼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생각을 보였다. 하지만 “10년 뒤면 절반 정도의 일자리는 위태로울 것 같다”는 위기감도 공유하고 있었다.
대다수 번역가는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고민하며 분투하고 있었다. “내가 ‘AI는 아니다’라고 해도 변화가 안 오는 것은 아니잖아요?” 영한 번역가 양성애씨(44)가 말했다. “포경 산업이 쇠퇴한 뒤 고래잡이는 석유시추나 어업으로 갔다고 하더라고요. 번역가도 새로운 길을 찾을 거예요.”
지난달 27일 찾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의 ‘통번역과 AI’ 수업에선 신조어 ‘힘숨찐’이 예시로 등장했다. 힘을 숨긴 진짜 주인공이라는 뜻의 줄임말로, 겉으론 평범해 보이지만 알고보면 숨은 능력자라는 의미다. 빅테크 기업 A사의 번역기는 이 단어를 ‘매우 강력한’(Strong and Strong)으로 해석했다. 대형 스크린에 기술 언어가 하나둘 등장하자 몇몇 학생들은 아리송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AI에 컨텍스트(맥락)를 잘 넣어주려 노력해야 돼요.” 네이버 개발자 출신인 최재걸 AI데이터융합학부 교수는 “해석하기 까다로운 단어가 쓰인 여러 맥락을 찾아오라고 AI에 지시하는 게 중요하죠”라고 설명했다. AI가 여러 맥락 속에서 단어의 의미를 유추하면, 정확한 해석에 근접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AI로 인해 발생한 위기를 AI로 극복하기 위해” 이 수업을 맡았다고 했다. “AI 시대 개발자가 코딩 이외 영역으로 확장해야 하듯이, 통번역사도 번역 너머의 길까지 살펴봐야 해요.”
변화는 전문 번역가를 길러내는 대학에서부터 감지된다. 한국외대 ‘통번역과 AI’는 지난해부터 통번역대학원 1학년 필수 과목으로 개설됐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통번역과 인공지능’ 수업을 개설했고, 성균관대 번역·테솔대학원은 언어·AI대학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통번역대학원 입시 학원의 수강생 구성도 달라졌다. “전에는 (번역이) 생계를 위한 것이었고 어린 친구들이 많이 들어왔다면, 요샌 자녀 다 키우고 자아실현하려는 분들의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재작년 합격자 7명 중 3명이 50대 이상이었어요.” 번역 입시 강의를 하는 양성애씨가 말했다. “요즘 학생들에게 ‘큰 돈은 못 벌어, 좋으면 하는 거야’라고 말해주죠. (번역이) 그렇게 전도유망한 게 아닌지는 오래됐거든요.”
일감의 형태도 변했다. “(번역 작업 건수가) ‘포스트 에디팅’ 작업 의뢰로 많이 전환됐어요” 프리랜서 번역일도 하는 강경이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가 말했다. “예전엔 번역을 통째로 맡기던 것을 올해 들어서는 ‘포스트 에디팅’ 형태로 1차 번역물을 주면서 이것을 다듬는 선에서만 해달라는 식으로 작업 형태가 바뀌었다”고 했다. 업계에선 ‘1차 번역이 된 것을 번역가가 2차 마무리하는 일을 하며 이전보다 더 높은 소득을 올리는 분도 있다’는 소문이 돈다.
번역 업무에서 AI 활용을 요구받는 일도 늘었다. 주로 영한 번역을 하는 인류학 박사과정생 최수진씨(가명)는 “최근에 번역 의뢰를 받았는데, 처음으로 AI로 번역한 대본이랑 요약본을 참고하라고 같이 보냈더라”고 말했다. 대형 로펌에선 번역을 동반한 법률 검토를 의뢰하는 고객이 “AI를 활용해 검토해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다.
“(AI가 번역을) 너무 잘 하고,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요.” 통번역가인 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는 프롬프트를 넣어본 경험을 예로 들었다.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번역할 때 ‘해외의 어떤 작가 스타일대로 해줘’ 그러면 되게 흉내를 잘 내요.”
그는 AI가 내놓는 결과물에 위협을 느끼면서도 AI 번역이 ‘그럴싸하다’ 수준에 그친다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결과물은 굉장히 그럴 듯 하거든요. 근데 원문이랑 비교해 보면 꼭 오류가 나요. 완전히 의존하긴 어렵죠. AI가 내놓은 결과물 감수에 시간이 더 걸릴 때도 있고요.” 기술이 발전하면 완벽에 이를 것이라는 신화와 달리, 실제 기술은 늘 완벽하지만은 않다. “학생들한테도 AI 쓰지 말라고는 안 해요. 최소한 (AI) 한 번 돌리고 나서 원문이랑 대조해보라고 하죠.”
변호사 출신 통번역가 박지원씨(34)는 “솔직히 AI가 100% 아닌 건 다들 알지 않나요”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로펌에서 있었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유상증자, 유상감자라는 개념이 있잖아요? 그런데 감자를 AI가 ‘포테이토’라고 번역한 적이 있어요.”
“법률 관계에서 그런 실수가 하나라도 있으면 진짜 큰일 나는 건데…. AI를 완전히 믿을 수 있을까요? AI가 내놓은 결과물의 오류를 보고 ‘이거 뭔가 이상한데?’라는 감을 가지는 건 그래도 인간 번역가죠.”
AI 번역의 한계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지만, 복잡한 심정도 읽혔다. “AI가 주는 결과물을 모범답안처럼 여기기 시작하면 역량 개발이 제한된다고 느껴져요. 의존하다 보니 제가 고민해 좋은 번역문을 생각해내는 노력이 줄더라고요.” 5년차 프리랜서 번역가 김수현씨(33·가명)는 “너무 납기가 빠듯하지만 않으면 ‘기계번역의 도움을 받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해봤다”고 했다.
영어 번역가 박지민씨(37·가명)는 AI 활용의 ‘딜레마’를 고민했다. “내가 얘(AI)에 의존할수록 AI가 학습되면서 더 똑똑해지는데…. AI를 잘 쓰는 사람이 유리한 시대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AI를 잘 쓰는 사람이라해도 평생 안전하게 일자리를 지킬까요?” 콘텐츠 업계에서 정규직 번역가로 근무 중인 그가 말했다. “어쩌면 중간 수준의 번역가는 많이 사라지고 최상위 레벨 전문가만 남아 있을지도 몰라요.”
번역가와 대학원생들이 공통적으로 내비친 감정은 ‘불안함’이다. 10년 뒤 미래 전망을 물었더니 “어떻게 일자리를 찾는지 저희끼리 말도 많이 나오는 추세” “엄청 잘하는 일부가 (소득을) 대부분 가져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답변이 나왔다. “(AI 발전) 속도가 워낙에 빨라서요. 제가 졸업할 때쯤에는 또 어떻게 돼 있을지 모르겠어요.” 통번역대학원생 이소연씨(40·가명)는 ‘중간층’을 걱정했다. “어중간한 사람들이 문제가 될 것 같아요. 정말 잘하는 사람은 타격이 없지 않을까요.”
번역가 대부분이 유독 불안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신분’이다. 프리랜서나 계약직 번역가가 많아 서로 일감이 줄었는지 묻는 게 조심스럽다. “번역일을 원래 많이 하셨던 분이 계신데 실제로 (일이) 많이 줄어서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더 여쭤보기가 뭐해서….” 8년 차 프리랜서 번역가 박성희씨(가명)가 말했다. “기업에 소속된 분들도 ‘계약갱신이 가능할지 걱정된다’고 하더라고요.”
영상 콘텐츠 업계의 번역은 원·하청 구조에 가까워 AI발 공포가 더 부각된다. 번역가로 10년 넘게 일한 정현준씨(가명)는 “일감을 받는 하청들은 AI를 써서라도 가격을 맞추려고 한다”고 전했다.
“챗GPT 등장 이후 하청업체 중에서 자체 번역 AI를 개발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글로벌 OTT가 늘어났고 일을 많이 따오려면 빨리, 많이 AI로 번역을 찍어내는 게 유리한 구조죠.”
AI 사용이 늘어나면서 번역업계에선 납기일을 예전보다 당기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AI를 활용하면 번역 속도가 전보다 2~3배 빠를 것이라는 전제로 빠른 마감을 주문하는 것이다. “작은 출판사들은 편집자한테 빨리, 많은 양을 번역하길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어 번역가들이 압박을 받는다고 하더라”라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돈다.
기업에 소속된 ‘인하우스’ 정규직들도 AI 도입으로 받는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는 이정현씨(가명)는 “‘그놈의 AI’ ‘AI가 다인 줄 아나’ 혼잣말을 하면서 일을 한 적도 있어요”라고 했다. 이씨는 늘 AI의 번역을 두 번, 세 번 검수한다. 그는 “(의뢰업체는) AI가 (내놓는 결과물이) 되게 잘 나오는 줄 안다”며 “(일을) 천천히 하면, 일을 더 이상 맡기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일부 번역가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위기감은 번역가들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것은 아니다. 세간에도 ‘AI로 번역가 일자리가 줄어들고 대체될 것’이라는 관념이 퍼져 있다. AI 등장 이후 ‘번역 일자리 공고가 줄었다’는 연구결과도 소개된다. 번역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사실일까.
고용노동부의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를 보면 ‘작가·통번역가’의 연간 채용인원은 2021년 2283명에서 2023년 2037명으로 줄었다가 2024년 2721명까지 증가했다. 그러다 지난해 다시 2326명으로 2021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재직 중인 현원은 2021년 상반기 1만7024명에서 지난해 하반기 2만6917명으로 1만명 가까이 늘었다. 다만 작가와 통역가·번역가를 모두 합한 수치라 번역 일자리가 줄었는지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
“‘AI가 다 해주는 거 아니냐’고 정말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제 주변은 대부분 게임 번역처럼 기술 번역가라 아직 소득이나 일감 감소를 겪진 않았어요.” 프리랜서 번역가인 김연경씨(36)는 주로 일본 게임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을 한다. 매번 쓰는 기밀 유지 계약서 때문에 게임 번역에선 AI를 사용하는 일이 없다. “정말로 주변에 번역가가 사라질지 고민하는 분들은 없습니다.”
‘기밀 유지’ ‘AI 번역 금지’ 계약서는 일종의 보호막이 됐다. 대형 출판사에서도 계약서에 ‘AI 번역 금지 조항’을 넣는 사례가 있는데, 해당 업체와 주로 일을 하는 번역가들은 일감이 줄어든다고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한 번역가는 AI 때문에 일감이 준 것인지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며 “환율이 너무 올라 출판사가 외국 서적을 번역하는 걸 꺼려 일감이 줄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일상 번역과 ‘전문 번역’을 구분하지 않는 인식 탓에 ‘일자리가 곧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굳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허지운 통번역사협회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바뀐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 통번역사가 아니라 일상에서 쓰는 일반적인 번역을 언론에서도 자꾸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 전문 통번역사들이 체감하는 일감 감소는 그렇게 크지 않아요. 오히려 AI를 실제 사용해보고 난 뒤에 ‘결국엔 인간이 개입을 해야되는 거구나’라는 인식이 생겨난 것 같아요.
번역가의 일자리가 위협받으면서 지역 문화기획자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등으로 진로를 넓히는 길을 제안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최근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채용공고 등을 보면, 대기업의 현지화 전문가 채용공고가 여럿 눈에 띄었다. 현지화는 해당 국가의 문화와 언어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최적화하는 업무다. 언어 전문성을 바탕으로 번역의 대상과 범위를 확장할 수 있기에 번역가를 고민하는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직무로 꼽힌다.
비관적 전망 속에서도 번역가들의 고민은 소득이나 영역 확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AI 시대 ‘좋은 번역’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도 이어지고 있다. 번역가들은 “오히려 인간이 AI를 활용하면서 좋은 번역의 기준이 더 높아질 것”이라거나 “AI가 등장하면서 좋은 번역에 대한 고민이 더 첨예해졌다”고 했다. AI를 통한 보완과 경쟁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박성희씨는 “어떤 부분에서 인간 번역가가 필요했는지, 왜 사람을 써왔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어요”라고 말했다.
반면 좋은 번역과 AI의 공존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문번역가 류호혁씨는 번역이란 인간이 책임을 지고 수행하는 작업이며, 이를 대신하는 기술을 다루는 것과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다는 견해를 풀어놨다. 그는 “때로는 비효율적인 (번역) 작업을 위해 기꺼이 고생하는 이유는 인간이 책임을 지고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좋은 번역이 무엇인지 번역가 홀로 고민하는 시간과 번역가들 사이의 숙의가 사라지면 좋은 번역 또한 존재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건 아마 지구상에서 ‘나밖에 못 할 것 같다’는 느낌이 가끔, 아주 가끔 들어요.” 통번역대학원생 다나카씨(가명)는 AI로 인해 미래가 불투명해졌다고 느끼지만, 번역가로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한 성취감에 여전히 의미를 부여했다. 그가 생각할 때 ‘좋은 번역’은 “‘내가 스스로 해냈다’고 생각할 때”가 찾아오게 만드는 번역이다.

웹사이트 상위노출 의정부검사출신변호사 돈많이버는직업 화물운송자격 사이트 상위노출 용인음주운전변호사 웹사이트 상위노출 홈페이지 노출 서울음주운전변호사 양육권 지입기사모집 폰테크 수원상간소송변호사 웹사이트 노출 구미이혼전문변호사 성남대형로펌 웹사이트 상단노출 이혼재산분할 웹사이트 상위등록 홈페이지 상위등록 사이트 상단노출 인스타팔로워늘리기 의정부법률사무소 저신용장기렌트 신촌치과 홈페이지 상위노출 수원이혼전문변호사 사이트 상단노출 성남이혼변호사 남양주법무법인 사이트 상위노출 사이트 상위노출 이혼소송 화물 청주이혼전문변호사 지입 화물기사 수원성범죄전문변호사 평택이혼전문변호사 운송기사 수원형사전문변호사 네이버 홈페이지 상위노출 안산이혼전문변호사 강남상간소송변호사 네이버 홈페이지 상위노출 인터넷가입 사이트 노출 수원변호사 이혼전문변호사 가전내구제 스피드렌탈 조정이혼 홈페이지 노출 수원소년재판변호사 사이트 노출 경주이혼전문변호사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남양주음주운전변호사 인터넷비교사이트 웹사이트 상위등록 부장검사출신변호사 강남음주운전변호사 홈페이지 상단노출 안산학교폭력변호사 상간녀위자료 네이버 홈페이지 상위노출 홈페이지 노출 화물기사 홈페이지 상위노출 양산이혼전문변호사 양주학교폭력변호사 인터넷비교사이트 사이트 상단노출 사이트 상위등록 상간녀위자료 인스타 팔로워 구매 홈페이지 상단노출 네이버키워드광고 홈페이지 상위등록 유튜브 조회수 구매 안산이혼변호사 이혼상담 지입기사 인터넷가입현금지원 용인형사전문변호사 천안이혼전문변호사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사이트 상위등록 화물운송기사모집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의정부상간소송변호사 탐정사무소 성남성범죄전문변호사 폰테크 사이트 상위노출 경주이혼전문변호사 이혼변호사 사이트 상단노출 포항이혼전문변호사 용인상간소송변호사 의정부형사전문변호사 창원이혼전문변호사 웹사이트 상위노출 웹사이트 상위노출 이혼변호사 웹사이트 상위노출 남양주대형로펌 송파정형외과 폰테크 인터넷티비현금많이주는곳 사이트 노출 지입 이혼재산분할 문해력강의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포천학교폭력변호사 웹사이트 상위등록 화물기사 빠른이혼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평택학교폭력변호사 웹사이트 노출 상간소송변호사 화물기사모집 의정부변호사 웹사이트 노출 상간소송변호사 폰테크 웹사이트 상단노출 안양상간소송변호사 화물기사모집 수원성범죄변호사 양육권 부산휴대폰성지시세표 사이트 상위노출 대전이혼전문변호사 인스타그램 팔로워 늘리기 용인음주운전변호사 웹사이트 노출 웹사이트 상위노출 사이트 상위노출 상간녀소송 화물운송자격증 화물 사이트 상위등록 사이트 노출 웹사이트 상위노출 지입기사모집 홈페이지 노출 빠른이혼 빠른이혼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웹사이트 상위노출 양육권 홈페이지 상단노출 웹사이트 상위등록 의정부학교폭력변호사 수원법무법인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수원개인회생 의정부상간소송변호사 문해력훈련 창원이혼전문변호사 울산이혼전문변호사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네이버 홈페이지 상위노출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홈페이지 상단노출 양육권 네이버 홈페이지 상위노출 의정부학교폭력변호사 휴대폰성지 시세표 서울이혼전문변호사 의정부법률사무소 의정부대형로펌 홈페이지 상위등록 안산상간소송변호사 용인형사변호사 용인소년범죄변호사 네이버 홈페이지 상위노출 사이트 상위등록 사이트 상단노출 의정부음주운전변호사 웹사이트 노출 지입 웹사이트 상위등록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성남학교폭력변호사 화물기사 용인대형로펌 사이트 상위등록 가전 네이버 홈페이지 상위노출 양육권 휴대폰성지 세종이혼전문변호사 의정부이혼전문변호사 의정부이혼전문변호사 위자료 인터넷가입현금지원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의정부대형로펌 용인차장검사출신변호사 의정부성범죄변호사 인터넷가입현금지원 위자료 홈페이지 상단노출 홈페이지 노출 이혼소송 승소사례 웹사이트 상위등록 인터넷가입사은품많이주는곳 웹사이트 상위노출 안양음주운전변호사 상간녀소송 사이트 상위노출 인터넷가입사은품많이주는곳 남양주학교폭력변호사 웹사이트 상위노출 웹사이트 상위노출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평택개인회생 인터넷설치현금 남양주이혼전문변호사 울산이혼전문변호사 이혼전문변호사추천 안양대형로펌 인스타그램 좋아요 구매 고양이혼전문변호사 인스타 팔로워 구매 화물기사모집 의정부학교폭력변호사 사이트 상위등록 네이버 홈페이지 상위노출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홈페이지 상위등록 사이트 상단노출 웹사이트 노출 안양이혼전문변호사 의정부성범죄전문변호사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수원이혼전문변호사 인터넷가입 남양주학교폭력변호사 웹사이트 상위노출 사이트 노출 의정부법무법인 화물기사모집 탐정자격증 사이트 상단노출 웹사이트 상위등록 울산이혼전문변호사 수원검사출신변호사 수원음주운전변호사 인터넷가입 수원상간소송변호사 이혼전문변호사추천 웹사이트 상단노출 인터넷가입 저신용장기렌트카 홈페이지 노출 웹사이트 상단노출 고양이혼전문변호사 홈페이지 노출 양육권 인터넷설치현금 인터넷가입 천안이혼전문변호사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홈페이지 노출 사이트 노출 수원이혼변호사 청주이혼전문변호사 대전이혼전문변호사 상간녀소송 안산이혼전문변호사 수원상간변호사 패륜사이트변호사 홈페이지 상단노출 수원이혼전문변호사 의정부음주운전변호사 웹사이트 상위노출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안양이혼전문변호사 김해이혼전문변호사 용인성범죄변호사 성남대형로펌 지입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축구반티 이혼전문변호사 화물기사모집 상간남소송 웹사이트 노출 창원이혼전문변호사 용인이혼전문변호사 의정부학교폭력변호사 분당강간변호사 위자료 의정부변호사 화물운송종사자자격증 상조내구제 웹사이트 상위노출 안양음주운전변호사 양주학교폭력변호사 웹사이트 상위노출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폰테크 수원마약변호사 인터넷가입현금지원 구미이혼전문변호사 수원이혼전문변호사 사이트 노출 홈페이지 상단노출 창원이혼전문변호사 구리학교폭력변호사 지입기사모집 의정부법무법인 인터넷비교사이트 웹사이트 노출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의정부법무법인 위자료 개인회생장기렌트 평택이혼전문변호사 수입차리스 화물기사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홈페이지 노출 수원음주운전변호사 안양대형로펌 사이트 상위등록 쿠팡택배기사 화물기사 인터넷가입현금지원 휴대폰 수원불법촬영변호사 사이트 상위노출 홈페이지 상위등록 상간녀소송 화물 홈페이지 상위등록 조정이혼